[영화] 바람 바람 바람  What a Man Wants, 2017

기사입력 2018.05.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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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바람 바람 
What a Man Wants, 2017

바람바람바람-포스터.jpg
장르 : 코미디 
제작 : 한국 

시간 : 100분 
개봉 :  2018 .04.05
감독 : 이병헌
주연 : 이성민(석근), 신하균(봉수), 송지효(미영), 이엘(제니)



신화학자 기어츠는 신화가 현실을 반영하는(model of reality) 동시에 현실을 이끌어가는(model for reality)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신화의 세계에서는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무엇을 해도 상관없고 사랑도 자유며 실수에도 너그럽습니다. 저는 오늘날 영화가 21세기의 신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 속 스크린에서는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고 또 용납됩니다. 감독들은 현실에 있을 법한 소재를 가지고 요리하여 현실의 진부함을 넘어서려 합니다. 관객들은 그러한 점에서 대리만족을 합니다.

문제는 신화가 당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듯이 영화도 오늘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2004년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를 심도 있게 그렸습니다. 물론 최고의 명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명 연출은 관객들로 눈물 짓게 하였고, 영화를 보고 난 대부분의 관객들은 동성애에 대하여 비교적 너그러운 마음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영화의 힘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이병헌 감독의 [바람 바람 바람]은 상당히 불쾌합니다. 영화의 부제 ‘남자는 무엇을 원하는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독이 그린 남자들은 욕망에 충실하고 윤리 따위는 안중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그러한가요?

영화가 시작도 도발적입니다. 앞뒤도 없이 욕망의 헐떡거림만 있습니다. 회사의 여비서와 바람이 난 남편을 뒤쫓기 위해 택시를 탄 부인은, 느닷없이 택시 기사와 바람이 납니다. 그러면서 바람이 난 사장이나 비서는 윤리적, 도의적 책임에서 빠져나갑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변형 버전인 것처럼 바람에는 바람으로 대응하면서 동시에 윤리나 도덕은 실종해 버립니다. 아울러 바람을 피운 택시 기사 우리의 주인공 석근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천연덕스레 아내의 생일 케잌을 사 들고 들어갑니다. 석근의 아내 담덕은 남편의 바람기에 아무 상관 없다듯, 체념하듯 그러려니 하며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바람바람바람2.jpg▲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물론 석근의 여동생 미영과 매제인 봉수는 석근의 바람기를 나무랍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양심이란 게 없냐고 말입니다. 얼핏 보기에 봉수는 고지식하며 아내만을 바라보는 애처가로 비쳐집니다. 그에게서 윤리와 규범을 바랄 수 있습니다. 문제의 인물 제니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입니다.
갑자기 이 집안에 등장한 제니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봉수에게 접근하고 노골적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 느닷없음, 여기에 감독의 왜곡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유도 없이, 사전의 정보도 없이 그냥 욕망뿐인 이 상황이 스크린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펼쳐집니다. 이것이 스크린, 영화의 위험입니다. 물론 규범과 가정을 지킨다는 봉수는 제니에게 사로잡히고 그 역시 욕망으로 치닫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가정을 지키려는 봉수, 기존 윤리와 도덕을 준수하려는 봉수는 전근대적이고 고리타분하며 융통성 없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 반면, 제니, 석근, 담덕은 세련되고 진보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점입니다. 온통 욕망이 전부인 듯, 그것이 아름다움인 듯, 그려지는 영화가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에게는 죄책감도 없고, 가정도 없고, 마음의 가책도 없습니다. 심지어 남편의 바람기를 대하는 담덕도 너무나 담담하고 쿨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우리의 현실이 그러할까요? 정말 남자는 온통 바라는 것이 욕망 뿐일까요?

최근 유력한 정치인들의 성 스캔들이 터져 나오고, 유명한 목회자들의 성 스캔들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통탄할 현실입니다. 더욱이 스캔들을 일으킨 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그것이 무슨 심각한 죄냐고 되묻습니다. 합의 하에 이루어진 사랑이었다고 항변합니다. 사랑과 욕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람 바람 바람]이 저는 불편합니다. 아니 불쾌합니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우리 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정결과 진정한 사랑에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남편은 아내를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함 같이 사랑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도 바울이 이 서신서를 쓰던 1세기 로마에서도 아마 이같은 명령은 진부하다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가르침대로 고지식하게 살았던 그리스도인들이 그 사회의 대안이었듯이, 오늘 우리 시대에도 한 남편과 한 아내만을 사랑하는 고지식함으로 대안이 되는 그리스도인들을 바라고 바랍니다. 그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김양현 목사.jpg
본 글을 기고한 김양현 목사는
서울 영천교회 청년 담당목사로 영화와 신앙의 통섭을 꿈꾸는
기독영화평론가이다.
부산 CBS 시네마 톡톡을 오랜동안 진행했으며 현재 각종 신문과
잡지에 기독교적 관점의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다.
본 글은 월간고신에 기고한 글을 재연재 하는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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