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기사입력 2018.04.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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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쓰리빌보드-포스터.jpg
장르 : 코미디, 범죄, 드라마 
제작 : 영국 , 미국 

시간 : 115분 
개봉 : 2018 .03.15 
감독 : 마틴 맥도나
주연 : 프란시스 맥도맨드(밀드레드), 우디 해럴슨(윌러비), 샘 록웰(딕슨)



“내 딸이 죽었다”
“아직도 범인을 못 잡은 거야?”“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경찰 서장?”
미주리 주 외곽 마을 도로 옆 거대한 광고판에 게시된 문구입니다. 자신의 사랑하던 딸이 참혹한 죽음을 당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범인도 잡지 못한 채 종결되는 상황에 분노한 어머니의 외침입니다. 그녀는 마치 성경 속 과부와 같습니다.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해결 할 길 없어 재판장 앞에 날마다 와서 원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한 과부 말입니다. 성경 속 불의한 재판장은 자신의 명성에 금이 갈 우려로 인해 그 여인의 원한을 풀어준다고 말합니다. 억울한 어머니 밀드레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딸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해 주길 바라는 심정으로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남은 돈을 광고판에 쏟아 부은 밀드레드의 방식이 통하나 봅니다. 광고판의 문구는 인구에 회자되고 지역 방송국의 취재와 보도로 연결됩니다. 잊혀 가는 딸의 사건이 재조명되고 사람들의 관심도 늘어갑니다. 세간의 시선은 윌러비 서장과 경찰들에게로 향합니다. 그들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무능한 자들로 인지됩니다. 윌러비 서장은 마침내 밀드레드에게 호소합니다. 사건을 다시 살펴보고 범인 검거에 힘쓸 테니 광고판은 내리자고 요청합니다. 그러나 밀드레드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자신은 경찰들의 수사의지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쓰리빌보드4.jpg▲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문제는 밀드레드의 예상과 달리 사건이 의도치 않는 상황으로 전개된 점입니다. 실상 경찰서장 윌러비는 지역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는 훌륭한 경찰이었습니다. 그는 성실하고 정직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친절하고 가정에도 충실한 아주 모범적인 경찰이었습니다. 그랬던 윌러비가 유일하게 해결하지 못한 이 사건으로 무능한 경찰로 언론에 보도된 것입니다. 더욱이 윌러비는 말기 암으로 고생하고 있었고 경찰서장 은퇴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이 광고판과 언론의 보도로 인해 그는 불명예로 낙인찍힐 지점에 와 있습니다. 고민하던 윌러비는 장문의 편지를 남긴 채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윌러비의 생각지 못한 죽음으로 전세는 역전되었습니다. 밀드레드는 충직한 경찰을 죽음으로 몬 사람으로 매도되고 그의 가족은 냉대를 당합니다. 아들은 학교에서 온갖 비웃음과 조롱을 당합니다. 윌러비 서장의 충직한 부하 직원이던 딕슨 경관은 밀드레드가 자신의 상관을 죽음으로 몰았다 여기고 이성을 상실합니다. 딕슨은 그녀에게 협박을 하고 그녀의 광고를 게재한 광고주를 다짜고짜 폭행하고 창문 밖으로 집어 던집니다.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복수로 이어집니다. 밀드레드도 물러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딸을 잃은 슬픔은 분노가 되고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로 이어집니다. 결국 그녀는 경찰서에 불을 질러버립니다. 그 불길에 딕슨은 치명적인 화상을 입은 채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이 걷잡을 수 없는 분노, 원망, 광기는 도대체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요?

역설적이게도 이 얽히고설킨 분노와 광기의 실타래는 윌러비 서장의 편지로 해결점을 찾습니다. 장문의 유서에서 윌러비 서장은 우선 자신의 죽음은 밀드레드 때문이 아니라 견딜 수 없는 암세포의 고통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힙니다. 가족들에게 더 고통스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택한 행동임을 말합니다. 이어서 그는 평생 정직하고 충실한 경찰로 살아온 자신이 유일하게 해결하지 못한 밀드레드 딸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이것이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씁니다. 그리고 딕슨에 대해서는 쉽게 분노하지 말고 사건의 단서들을 잘 헤아리고 신중하게 행동하면 훌륭한 경관이 될 것이라 조언합니다. 얼마 후 광고회사에는 광고판의 문구가 더 오랫동안 유지되길 원하는 돈 봉투가 배달되는데 이것은 윌러비 서장이 보낸 것이 밝혀집니다.

또 한 장면, 딕슨에게 폭행당해서 팔과 다리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광고주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 심각한 화상을 당한 딕슨이 입원하게 됩니다. 얼굴 전체에 감긴 붕대로 인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지만 광고주는 그 환자가 딕슨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광고주는 자신을 폭행한 딕슨을 향한 분노, 원망을 뒤로 한 채 그가 물을 마실 수 있게 빨대를 물통에 꽂아주고 건넵니다. 얼마 후 딕슨은 자신에게 물을 건넨 이가 광고주임을 인지합니다.

쓰리 빌보드는 원망과 분노의 사회를 향한 치유를 잘 보여줍니다. 우선 영화는 각자 자신의 상황만을 바라본 채 내달리는 개인을 보여줍니다. 거기엔 대립과 반목, 원망과 증오가 가득합니다. 윌러비 서장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 각자가 자신 뿐 아니라 상대방의 상황을 돌아볼 것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그렇게 행합니다. 이 위대한 행동이 변화의 추동입니다. 밀드레드를 원망하지 않고 이해하는 그의 마음이 상황을 역전시킵니다.

얼마 전 작고한 르네 지라르의 현명한 조언이 생각납니다. “십자가에서 예수께서는 죄와 증오의 심각한 폭력을 폭로하셨습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고 원망이 얼마나 파괴적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폭로해서 깨닫게 하십니다. 이어서 용서를 선언하심으로 폭력의 연결고리를 끊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선포하신 사랑, 용서, 자기희생이 폭력을 종식합니다.”

마지막 장면이 잊히지 않습니다. 얼굴에 화상을 가진 딕슨과 밀드레드가 딸을 죽인 범인을 찾겠다고 함께 차를 타고 출발하는 장면입니다. 서로는 말이 없지만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애써 감춘 미소, 딕슨의 겸연쩍은 허풍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용서하고 용납했다고 말입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김양현 목사.jpg
본 글을 기고한 김양현 목사는
서울 영천교회 청년 담당목사로 영화와 신앙의 통섭을 꿈꾸는
기독영화평론가이다.
부산 CBS 시네마 톡톡을 오랜동안 진행했으며 현재 각종 신문과
잡지에 기독교적 관점의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다.
본 글은 월간고신에 기고한 글을 재연재 하는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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