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 팬서 Black Panther, 2018

기사입력 2018.03.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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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Black Panther, 2018

블랙팬서-포스터.jpg
장르 : 액션, 드라마, SF 
제작 : 미국 

시간 : 135분  
개봉 : 2018 .02.14
감독 : 라이언 쿠글러
주연 : 채드윅 보스만(티찰라 / 블랙 팬서)



신화의 세계에서 영웅은 일정한 법칙을 따른다. 우선 그는 특별하게 태어나야 하고, 이어 오해로 인해 공동체로부터 추방을 당한다. 세상을 떠돌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난 뒤 공동체로 회귀하여 정적들을 물리치고 영웅으로 자리한다. 오이디푸스가 그러했고 율리시즈가 그러하다. 구약의 인물 중 다윗 역시 이러한 법칙 안에 있다. 다윗도 출생이 예사롭지 않았고(그는 룻의 자손이다) 사울의 오해로 세상을 떠돌며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리더로 변화되어 왕위에 오른다.

영웅은 왜 세상을 유랑해야 하는가? 누군가의 말처럼 큰 지위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돌며 사람 사는 것을 경험하고 온갖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여 그들의 아픔과 사회적 모순 등을 경험해야 그가 리더가 되었을 때 올바른 통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엘리트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에 통치가 올바를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어느 재벌의 버스비 70원 발언이나, 어떤 정치인이 햄버거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포크와 나이프를 요구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서민들의 삶을 어찌 알겠는가?

우리의 영웅 티찰라 – 블랙 팬서도 그러하다. 아프리카의 숨겨진 나라 와칸다의 군주인 티찰라는 세상을 떠돌았다. 세상을 유영하며 세상을 배우고 이해한다. 세상의 악이 어떠한지, 구조적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정의는 어떻게 집행되어야 하는 지 배운다. 그리고 선친의 죽음으로 왕위를 계승하기 위해 모국으로 회귀한다.

블랙팬서2.jpg▲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그러나 치탈라에게는 태생적 지위만으로 왕위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가 비록 왕자이지만 넘어야 할 통과의례가 있다. 우선 여러 부족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와칸다이기에 부족의 대표 전사들과의 싸움을 통과해야 한다. 외부의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치탈라가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힘을 제거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는 특수 약물을 들이마심으로 자신의 초능력을 제거하는 일을 먼저한다. 순수하게 자신의 힘만으로 경쟁자들과 싸워야 한다. 최근 회자되는 말처럼 기회는 균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치러진다. 그래야만 진정한 리더로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 종족의 대표 전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치탈라는 이제 자신과의 싸움이 남아 있다. 자신의 깊은 마음과 영혼 속에 내재한 두려움, 욕망, 허례와 싸워 이겨야 한다. 어쩌면 그 과정이 더욱 힘겹고 중요하다. 진짜 싸움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이자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이긴 자만이 블랙 팬서의 자격을 가지게 된다. 그래야만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제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큰 힘은 큰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

블랙 팬서가 집중하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큰 힘은 큰 책임이 따른다. 영화 속 아프리카 왕국 와칸다는 특수 금속인 비브라늄으로 놀라운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다. 비브라늄을 통해 그들은 부와 기술을 발전시켰으나, 악당들은 끊임없이 비브라늄을 노린다. 이로 인해 와칸다는 깊은 숲 속으로 자신들의 세계를 숨겨 버렸다. 비브라늄이 악당들의 손에 들어가면 걷잡을 수 없이 세상이 파멸로 몰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명저 [장미의 이름]에서 주인공 윌리암 수사를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이, 자신의 지상적 권력을 키워 나가려 하거나, 소유를 늘리는 데 만족하는 사람들 손으로 들어가면 큰일입니다. 내 일찍이 카타이(중국)에서 한 현자가 무슨 약을 만들었는데, 이약은 불과 접촉하면 엄청난 폭음과 불꽃을 일으키면서 사방 수십자 이내에 있는 것은 모조리 부수어 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참 놀라운 발명품입니다만......그렇지요. 강의 흐름을 바꾸거나, 경작할 땅에 박힌 바위를 부수는 데 쓰이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만, 자기 적을 궤멸시키는 일에 능히 약을 쓸 만한 자의 손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없는 것만 같지 못하지요.”

블랙 팬서의 역할이 바로 그러하다. 힘과 기술, 권력은 제대로 사용되어야 한다. 이제 세상을 돌아본 자, 외부와 내부의 적을 이긴 치탈라가 새로운 블랙 팬서가 되어 자신들의 기술을 독점에서 공유로, 은둔에서 세상과의 접촉으로 나온다. 세상을 구원할 새로운 영웅으로 등장할 차례다.
부언하자면, 사단의 세 가지 유혹을 물리친 예수님이 구원자가 되듯이 말이다. 와칸다 포에버.



김양현 목사.jpg
본 글을 기고한 김양현 목사는
서울 영천교회 청년 담당목사로 영화와 신앙의 통섭을 꿈꾸는
기독영화평론가이다.
부산 CBS 시네마 톡톡을 오랜동안 진행했으며 현재 각종 신문과
잡지에 기독교적 관점의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다.
본 글은 월간고신에 기고한 글을 재연재 하는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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