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기사입력 2017.10.26 16:4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1OJYQ7O96E_1.jpg
장르 : SF, 액션 
제작 : 영국 , 캐나다 , 미국 

시간 : 163분 
개봉 : 2017.10.12

감독 : 드니 빌뇌브
주연 : 라이언 고슬링(K),  해리슨 포드(릭 데커드)
 


 주전 1779년 경 작성된 고대 바빌론의 함무라비 법전은 인간의 등급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귀족, 평민 그리고 노예. 제국의 왕 함무라비는 하늘의 신 아누, 엔릴, 마르두크에게 법을 부여받았고, 신들은 함무라비를 통해 ‘정의가 지상에서 널리 퍼지고, 사악하고 나쁜 것을 폐지하며,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것을 방지하는 임무’를 주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제국의 지식 엘리트와 관료들은 이 법전을 추앙했고, 그의 사후에도 필경사들은 이 법을 베껴 썼다. 노예들은 귀족들을 위해 죽도록 일해야 하고 이것이 신의 뜻이었다.
 
 주후 1779년 미국의 국부들은 영국 국왕을 상대로 독립을 선언했다. 이유인즉 우리는 국왕의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이며, 우리는 신 앞에서 평등하기에 모든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독립선언문에 새겨 넣었다. 물론 백인 남성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말하는 평등과 자유는 여자들, 아이들, 그리고 흑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가까운 미래 타이렐 사는 인간 복제에 성공한다. 이른바 넥서스 6라 불리는 리플리컨트다. 이 복제인간을 통해 황폐화된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우주 식민지를 건설하려 한다. 하지만 타이렐사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는데, 일부 리플리컨트들의 반란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며 자신들은 더 이상 인간의 노예가 아니라는 자의식이 생겨났다. 타이렐사는 이런 문제 리플리컨트를 제거하기 위해 데커드를 고용하는데 그는 블레이드 러너라 불린다. 문제는 데커드가 리플리컨트 중 하나인 레이첼을 사랑하고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는 데 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월레스 인스티튜트의 회장 니앤더 월레스는 파산한 타이렐 사를 인수해서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프로그램화된 복제인간을 생산해 낸다. 새롭게 만들어진 복제인간, 리플리컨트들은 철저히 인간에게 복종하도록 프로그램화 되었고, 이를 점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학습된다. ‘K’는 최적화된 리플리컨트 블레이드 러너다. 그는 인간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K는 L.A.경찰국 소속으로 그의 임무는 반란 후 숨어 지내는 넥서스 6 리플리컨트들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다.
 
movie3.jpg▲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의 모티브는 역사적으로 존재한 제국의 이미지들을 반영한다. 강력한 전제군주는 자신의 통치권을 신들에게 부여받았고, 제국의 신민들은 그에게 철저히 복종해야 한다. 그게 신의 뜻이다. 물론 그들 중에 이건 아니라는 자각을 가진 자들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런 자들은 제국의 충성스런 부하들에 의해 제거된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되어 왔고, 영화는 우리의 미래도 그러할 것이라 본다.
 
고대 바빌론, 수메르, 페르시아, 그리스, 그리고 로마 제국들은 대부분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통치권을 강화하고 유지했다. 제국의 통치자는 신의 대리인이며, 제국의 신민들은 신의 뜻대로 그에게 복종하며 살아야 한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신화들이 만들어지며, 사제들과 관료 엘리트들은 신민들에게 학습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근대에 만들어 진 공립학교도 실상은 프로이센 제국의 군인을 양성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던 K는 살아남은 리플리컨트를 제거하다 우연한 발견을 한다. 반란한 리플리컨트가 나무 밑에 숨겨 둔 여성의 유골이며, 그녀는 잉태한 흔적이 남아있다. 리플리컨트로 확인된 유골인데 출산의 흔적이 있다. 이 사실이 K를 혼란에 빠트린다. 만들어진 리플리컨트가 어떻게 임신을 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며, 그녀가 낳은 아이는 누구인가? K는 이 비밀을 추적해 나가며, 그 연장선에서 오래전 은퇴하여 사라진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와 조우한다. K의 의문은 데커드가 왜 자신의 임무를 포기했는가에 있다.
 
 문제는 K가 찾아가는 단서들이 이상하게도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여인의 단서, 좁아지는 비밀, K는 혹시 자신이 바로 그 여자 리플리컨트를 통해 태어난 아이일지 모르며, 그렇다면 데커드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만약 자신이 만들어진 리플리컨트가 아니라 탄생한 존재라면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임무인 리플리컨트들을 제거하는 일을 할 수 없다. 그것은 곧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K는 그렇게 자각되어 지고 프로그램화된 학습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물론 이 사실을 인지한 월레스는 자신의 충실한 안드로이드 러브를 보내 K와 데커드를 제거하려 한다.
 
 영화는 복잡하고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한다. 핵심은 전직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가 자신이 제거해야 할 리플리컨트 레이첼에게 연민을 품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점에 있다. 데커드는 레이첼의 눈을 보고 말았다. 그는 리플리컨트를 사랑했고 자신의 임무를 버렸다. 달리 말하면 그를 고용한 타이렐사의 정신을 버렸다. 반면 자신이 리플리컨트임을 주지하고 있는 K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자신이 리플리컨트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은 곧 자신은 더 이상 기계가 아니며, 웰레스의 소유가 아니며, 자유의지에 의해 살아갈 자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의 부속, 월레스 제국의 소모품으로 살지 않을 것이며, 자유인으로 살겠다는 선언이다. K가 자신의 뿌리를 그토록 찾고자 애쓰는 이유다.
 
 블레이드 러너는 정치적 자각이다. 데커드가 리플리컨트에 대한 연민으로 자신의 고용주 타이렐사를 부정하였다면, K는 자각을 통해 월레스에 맞선다. 그렇다면 연민과 자각을 가진 데커드, 그리고 K는 미래의 모세가 아닐까? 신들의 세계에서 신에게로 돌아선 자, 신화의 세계에서 벗어난 자, 제국의 고용인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인식한 자, 데커드 그리고 K를 통해 미래의 출애굽을 꿈꾸는 것은 비약일까? 제국의 고용인이 아니라 참된 신의 대리인으로 새로운 출애굽,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우리 시대의 블레이드 러너를 꿈꾸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양현 목사.jpg
본 글을 기고한 김양현 목사는
서울 영천교회 청년 담당목사로 영화와 신앙의 통섭을 꿈꾸는
기독영화평론가이다.  
부산 CBS 시네마 톡톡을 오랜동안 진행했으며 현재 각종 신문과
잡지에 기독교적 관점의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다. 
본 글은 월간고신에 기고한 글을 재연재 하는 것임을 밝힌다.

<저작권자ⓒCTMNews & ctmnews.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상로 102 3층(초량동) | 인터넷신문등록번호:부산광역시 아00096 등록일자:2011.07.25

발행인/편집인 : 김성철,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종철 TEL : 070-7565-1407 FAX : 051-462-6698  | e-mail : ctmnews@ctm.kr

Copyright ⓒ 2011 http://ctmnews.kr All right reserved.

CTMNews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