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속에 그려진 슬픈 우리 신앙의 자화상(2) 244번 캐릭터

기사입력 2021.11.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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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최윤목사는 청어럼교회 담임으로 섬기고 있으며, 경제학박사이기도 하다.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목사인 나를 괴롭게 했던 캐릭터는 244번이었다. 그는 줄다리기 게임이 나오는 4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해 줄다리기를 위해 고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은 주님’이라는 대사로 처음 등장한다. 그리고 5화에서 줄다리기로 이기고 난 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감사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나온다. 이때, 나중에 그녀의 고백으로 그의 아버지가 폭력적이고 이중인격자인 목사라고 밝힌 240번이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께 감사할 것이 아니라 그를 살려준 몇몇 사람들에게 감사하라고 조롱한다. 사실, 그는 우리 주변의 교회마다 꼭 있는 소위 믿음이 충만한, 믿음이 굳건하다고 믿어지는 사람들을 대변해 주는 캐릭터로 그려져 있다. 그들은 쉬지 않고 긷한다. 범사에 기도한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이끄심을 구한다. 그러므로 그는 당연히 모든 시험이 닥쳤을 때, 먼저 기도하는 신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기도는 듣는 이로 하여금 왠지 불편하게 만든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통해, 사람들과 더불어 일하신다는 것은 잊어버리고 자신만의 유익, 안위를 위해 기도한다. 마치 어느 부류의 신자들이 자신들만이 하나님과 소통하며 직통계시, 직접섭리나 치리를 받는다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근본주의 신앙의 잘못된 신앙의 전형을 보여준다. 

 

    풀러신학교의 총장을 지냈고 세계적인 기독교 저술가인 ’리처드 마우‘의 책 ’무례한 기독교‘를 보면 저자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적, 곧 성경적 시민 소양을 함양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 그 기독교적 시민교양은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의 무분별적인 포용이 아니다. 그것은 확고하고도 분명한 신념을 지닌 채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관용하며 연민하는 것이다. 세계관과 가치 체계에 있어서 분명한 성경적 기초를 바탕으로 문화적 차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예컨대 나와 생각과 피부색과 환경의 ‘다름(differnt)’이 ‘틀림(wrong)’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께서 소중하게 창조하신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며 또한 나 역시 죄인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또 다른 죄인들을 참아주고 기다려주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성의 남용, 낙태, 동성연애, 에이즈, 민족주의, 문화 차이, 이념의 대립, 세대간 갈등, 종교간 대결 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오늘날의 문제는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에서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역시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방법이나 기술을 익히는 차원이 아니라, 태도와 인격의 문제이다. 곧 그것은 온유하고 친절하셨던 그리스도, 누구에게나 열려 계셨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화의 문제이다. 그것은 그분을 닮도록 부르신 부르심에 기꺼이 우리 마음을 열어 드리는 순종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소위 사랑 장(章)이라고 부르는 고린도전서 13장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고전 13:2) 또 같은 장 5절에는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라 되어 있다.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사랑(좁게 해석한다면 ‘이해’)으로 그들을 감싸주지 못하면 작은 일이라도 해낼 수 없으며 예수님을 증거할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그러므로 잠언 28:9절에서 말씀하듯이 사람이 귀를 기우려 하나님의 말씀(율법)을 청종치 아니하면 그의 기도조차 가증하니라,라고 하신 말씀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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