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자본주의와 기독교 - 4

기사입력 2017.04.0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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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기독교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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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교회의 놀라운 부흥사’는 그렇게 씌어졌고 오늘 한국 교회는 성도가 몇 천 명, 몇 만 명이 모이는지, 예배당이 얼마나 높고 큰지, 한 해 교회재정의 규모가 얼마인지, 성도 중에 유명인사와 부자가 얼마나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지표로 작용되어지는 물질적 부요함만이 축복으로 이해하는 세계에서 가장 저급한 신앙관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대형교회의 성장사는 실제로 한국재벌의 성장사와 아주 닮아있습니다.(기업에 개인적 실적표가 붙어있듯이 교회는 전도실적표가 막대그래프로 붙어있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부교역자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교회라기보다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90년대 이후 우리 사회는 독재권력이 물러나고 민주화와 개혁이 진행되었지만 독재권력이 있던 자리를 대신 자본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의 지배는 파시즘의 지배처럼 폭력이나 억압을 통한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본의... 달콤한 욕망을 심어주어 스스로 복종하게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돈이면 뭐든 다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어서 사람들이 돈으로 요술을 부리는 맘몬 앞에 무릎 꿇게 만드는 것이지요. 인간적이고 품위 있는 세상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부동산과 통장 잔고에 집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교회는 새로운 지배자에게도 ‘준비된’ 선전선동 장치입니다. 

  필자가 한국 교회에 대하여 쓴 소리를 하고 있지만 한국 교회에는 예수의 삶을 본받으려는 세계 교회사에 중요하게 기록될 만한 소중한 실천들도 존재했습니다. 70년대와 80년대 초에 모든 사회운동의 중심에 진보적인 교회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정신을 갖는 교회는 이제 거의 없습니다. 이젠 거의 모든 교회가 하나님 대신에 돈을 섬깁니다. 오늘 대개의 한국교회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를 가장한 기업체들일 뿐입니다. 그 살벌하던 파시즘 시절에도 살아있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거의 없습니다. 파시즘보다 ‘자본의 신’이 기독교인에게 더 무서운 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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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예수가 살던 2천 년 전 유대사회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차별과 착취는 언뜻 알아보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고, 신문이나 방송 같은 주류 미디어와 여론을 가장한 온갖 이데올로기 공작, 특히 지배체제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 네티즌의 활약은 그 복잡한 구조를 한 번 더 덮어 버립니다. 깊고 뜨거운 신앙심이나 영적 신령함이 그 구조를 자동으로 보여주진 않습니다. 자본주의를 들여다볼 수 없다면 예수의 삶을 실천할 방법도 없습니다. 오늘 기독교인에게 자본주의에 대해 공부하는 일은 성경 공부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공부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이놈의 자본주의가 대체 사람들의 피를 어떻게 빨아먹고 있는가, 우리의 신앙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가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인은 예수가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사실, 예수가 당대 지배체제와 대결했다는 사실에 정직해야 합니다. 그 대결의 방식에서 나타나는 비폭력성만을 편의적으로 발췌하여 예수의 급진성을 모호하게 만들어선 안 됩니다. 교회가 다 돈을 섬기게 되었다고 말했는데 돈 대신에 다른 걸 섬기는 교회도 있습니다. 바로 ‘내 마음’을 섬기는 교회입니다. 그런 교회의 목사님과 신도들은 다 온화하고 도사들 같습니다. 옷 단정하게 입고 세속을 떠난 사람들처럼 어지러운 세상 중에 손 높이 들고 주님께서 가는귀가 먹으신 것 모양 꼭 세 번 크게 부르짖고는 큰 소리로 기도합니다. 그들은 예수 흉내를 내지만, 그 폭력의 현실과 내 형제의 고통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예수를 팔아먹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예수가 단 한 번도 현실을 떠나거나 초월한 어떤 가치를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되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가 이 천박한 자본주의 세상에 살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늘 고민해야 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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