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혼인예식은 간소하게

기사입력 2017.03.2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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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섭목사.jpg▲ 필자는 입양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혼인은 하나님의 섭리의 현장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가정이 출발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모두가 기뻐하며 축복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혼인 문화는 예단, 혼수, 혼인 예식, 축의금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런 문제의 영향은 만혼 또는 결혼 포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회도 혼인 문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의 혼인과 비그리스도인의 혼인 문화가 다른 것은 목사가 30-40분 간의 예배를 드려 주는 것 외에 다른 것이 별로 없다.
앞으로 교회가 혼인 문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간소하고 건전한 혼인문화로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

   건전한 혼인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의미있고 간소한 가족 중심의 혼인예식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청첩장을 돌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혼인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하여 어른들께는 드리는 인사(보고)일 수도 있고 친지들에게는 신고라고도 할 수 있고, 꼭 축하받고 싶어서 청첩을 하지만 때로는 과시적인 혼인 예식, 이벤트식 혼인문화 등의 비뚤어진 의도도 있을 수 있다. 청첩장을 받는 사람도 기쁘게 축하하고 싶은 경우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고지서라고 비아냥 거리면서 부담을 느끼기도 하는데 특히 현직에서 은퇴하신 어르신들은 힘들어 하신다는 통계도 있다.
보도에 의하면 서울지방 노동청 공무원이 딸 혼인 청첩장을 자신과는 친분관계도 없는 감독하는 업체에 뿌려 축의금 받아 낸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청첩장을 받으면서 기쁘게 축하도 하지만 황당할 때도 간혹 있다.
혼주와는 식사 한번 한 적 없고 신랑 신부는 더더욱 일면식도 없는데 청첩장이 날아 올 때는 당황스럽다. 한번은 그런 청첩장을 받고 망설이다가 몇분과 함께 먼 길임에도 불구하고 참예한 적이 있다. 혼례식장은 더 가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축의금 내고 식권 받고 혼주와 악수하고는 서둘러 식사를 하고는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주말. 주일을 준비해야하는 목사님들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대여섯 시간을 들여서 한 일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혼주에게 눈도장 찍고 식사를 하러 온 것이다. 얼마나 큰 낭비이고 허례허식인가.

   붐비는 혼례의 장점도 있다. 주님께서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하셨으니 기쁜 혼인 잔치를 알리고 참예하여 함께 기뻐하고 상부상조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마냥 낭만적으로만 혼례를 치룰 수 있는 그런 건강한 사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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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전한 혼인문화를 위해서는 의미를 살리는 혼례를 만들어야 한다.
작금의 혼인 문화는 이벤트 회사나 웨딩 전문회사가 주도하고 언론 방송이 연예인 등의 혼인을 보도하면서 간접적으로 부추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혼주 대부분은 어린 시절이 궁핍했었기 때문에 혼주는 자신의 어린시절과 지금이 다름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과시적인 성향이 있다.
화려하게 꾸민 예식장, 북적이는 하객, 고비용의 용품(의상 등)들이 새출발하는 가정의 행복을 담보해 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일생의 한번 뿐이기 때문에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지만 어디 혼인예식만이 일생의 한 번 뿐인가 모든 순간이 한번 뿐이지 않은가. 단 한 순간을 위해서 너무 비싼 비용이 지불되는 혼인예식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대부분 혼주들의 어린 시절이었던 70년대. 정부에서 가정의례 준칙이라는 것을 제정하여 강제적으로 혼인예식도 간소하게 주도한 적이 있었다. 민주화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다시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앞장 서서 혼례가 허례허식이 되지 않도록 간소화하자. 교회가 간소한 혼인예식을 주도하면서 좋은 사례를 수시로 알리고 혼인예식의 매뉴얼도 만들면 좋겠다.
간소한 혼인예식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필자는 딸의 혼인 예식을 하면서 교회는 물론 직장, 모임 등에 광고를 하지 않고 가족과 가까이 있는 친구 몇 분에게만 청첩을 하고 의미를 살리는 프로그램과 절약한 비용을 보육원과 장애시설에 기부하는 혼인예식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 혼인 예식을 간소하게 거행한다는 것 자체가 힘도 들었지만 가능성도 확인했다.

   바울 사도는 성도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해서 권리를 포기하고(살후 3:8-9) 권위를 주장할 수 있지만 성도를 사랑하여 영광을 구하지 않았으며(살전 2:6-9) 복음을 위해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포기하였다.(고전 9:12)
   혼주나 신랑 신부가 근사한 혼인예식을 할 수 있지만 건전한 사회 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모든 것 내려 놓고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근검 절약하는 모습을 보이는 작은 혼인예식 예배를 드린다면 더 행복한 사회 더 멋진 교회 더 영향력 끼치는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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