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칼럼] 선교사와 언어

기사입력 2017.01.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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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1872928_nxBmPZde_1111.jpg▲ 이찬우선교사는 인터서브선교회 남아시아 지역대표로 사역하고 있다.
 선교사가 교회에서 파송 받아서 선교지에 도착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현지 언어 습득일 것이다. 언어 습득에 가장 열심을 내는 시기는 바로 사역지에 도착해서 1년 혹은 2년이 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온전히 언어 습득에 집중하는 선교사들은 향후 10년, 20년의 장기 사역에 아주 중요한 기초를 쌓는 시기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사역자들이 이 이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선교지에서 만나는 사역자들의 현지 언어구사 능력을 보면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선교사는 소통을 위해서 온 사람들이다. 하나님, 성경, 구원, 신앙에 대한 자신들만의 지식과 삶을 이러한 것을 모르는 현지인들에게 소통하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다. 이 소통을 위한 피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언어일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선교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살았던 중앙 아시아에서 사역하는 많은 한국인 사역자들이 만족할 만큼의 현지어 구사 능력이 없음을 보았다. 현지어로 간단한 소통 정도가 아닌 설교를 하고, 강의를 하고, 그리고 의미있는 토론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언어 능력을 갖추는 것은 향후 선교사가 그 나라에서 장기적으로 존재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필자는 이러한 언어적 소통 능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현지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의미있는 사역을 하고 있는 여러 명의 사역자들을 알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현지인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현지어 구사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역자들이 현지어 습득에 만족할 만한 수준을 갖지 못한 것일까?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의 관찰을 통해서 본 가장 큰 이유는 사역에 대한 조급증이 아닐까 한다. 대게 선교사들은 대단한 활동가들이다. 본국이라는 무대를 뛰어 넘어 타국에까지 올 정도로 뭔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열망과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자들이 사역 초기, 어쩌면 그것도 가장 열정이 많은 그 때에 아무것도 안하고 1년 혹은 2년 동안 언어에 집중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들이다. 그리고 언어를 배운지 6개월 정도 지나면 대게 현지에서 살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소위 ‘생존을 위한 언어’정도는 구사하게 된다. 그리고 수 개월 동안 언어 선생님과 일대일로 언어를 배우다 보니 어느 덧 언어 선생님의 말투와 발음에 익숙해 지고 또 자신들이 본국에서 배웠던 영어와 비교해 보면서 영어는 수 년을 배웠지만 그다지 영어능력이 증가하지 않았었는데 새롭게 배우는 현지어는 불과 몇 개월 배웠는데 어느 정도 기본적인 소통을 하게 된 자신에 대하여 놀라고 기특해 할 수 있게 된다.
 
 이때가 아주 조심을 해야 하는 때이다. 대게 선교사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선교사의 언어 구사 능력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선교사의 어휘 수준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다. 마치, 엄마가 어린아이와 대화를 하듯 선생님들은 선교사들과 그들의 어휘 범위 안에서 소통을 하게 된다. 이런 사실을 망각한 채 선교사는 마치 자기가 현지어를 생각보다 잘하는 줄 알고 이제는 사역을 해 보고 싶은 욕구를 채우게 된다.
그동안 파송 교회에 흥미진진한 현장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강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서 미숙한 수준의 언어 능력을 잠시 잊은 채 사역에 뛰어 들게 된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이 선교 초기, 즉 언어와 문화 습득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과연 의미 있는 사역의 열매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분명히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사역자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그 때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열정 하나만 가지고 뛰어 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 때가 사역자로서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른 시기였다고 고백도 한다.
 
 
 자 이제 선교지에서 20년 가까이 지낸 필자의 경험과 또한 필자의 동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선교사들에게, 그리고 지금 선교사로 헌신한 귀한 분들에게 간곡한 조언을 드리고 싶다.
 서두르지 말고 언어 습득을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현지 언어와 문화 습득에 늘 열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우리 사역자들은 어쩌면 다국적 기업의 영업직에 있는 자들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소통을 해야 할 임무를 가진 자들이다. 다국적 기업의 사원들보다 어쩌면 훨씬 더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자들로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소통해야 할 직분을 가진 자들이다. 현지어로 일상적인 소통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문영역까지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의 언어능력을 갖추는 것은 바람직한 요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가 선교 초기에 선배 사역자가 내게 해 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선교사는 현지 언어를 언제까지 배워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하여, “당신이 이 나라에 얼마 동안 살 것인가? 1년을 살기로 하고 왔다면 1년을 배우라, 2년을 살기로 했다면 2년 동안 배워라. 10년, 20 년……이 나라를 떠나게 될 그 때까지 끊임없이 배우라”. 그 분이 내게 조언을 해 준 내용이다.
물론 배우는 조건과 시간이 달라지겠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때로 현지 언어 구사 능력이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현지인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역자들을 보게 된다. 왜 그럴까? 문화적으로 준비가 덜 되어서 그런가? 입술의 언어가 소통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한다면 또 다른 언어가 마음 내면의 소통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본국에서 흔히 경험하는 바, “말은 다 알아 듣겠는데 도대체 뭔가 통하지 않아” 라고 불평할 때가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필자는 사역지에서 오랫동안 현지인들과 아주 깊은 신뢰와 존경을 받아가며 살아가는 귀한 사역자들을 본다. 비결이 무엇일까? 그들은 현지 문화를 아주 깊숙이 잘 이해하고 있는자들이었나? 지금 생각해 보면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었다. 대단히 근사한 사역들로 현지인들을 많이 도와주었나? 그 또한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언어가 있었다. 그 언어는 1,2년에 혹은 5년이 지나도 배울 수 없는 언어였다. 그들은 인간이라면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여 누구하고도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의 언어”가 늘 준비되어 있던 자들이었다.
 
현장 선교사들이여, 우리 다 같이 하나님이 주시는 그 “마음의 언어”를 준비하자! 입술의 언어와 함께 그 풍성한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간직한 “마음의 언어” 이것이 바로 우리 사역자들이 진정 갖추어야 할 언어가 아니겠는가?
 
한국 교회여 선교사를 파송할 때 이제는 그 마음의 언어가 제대로 장착이 되어 있는지 검증을 해 보시라. 하나님 선교에 동참하기 위해서 이제 교회 주일학교 때부터 이 마음의 언어가 잘 훈련된 성도들을 선교사로 보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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