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논단] 하나님 백성으로 살기, 이 땅의 백성으로 살기

기사입력 2016.12.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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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11.jpg▲ 최윤목사는 경제학박사, 교육학박사로 한국기독교경제연구소장으로 사역하고 있다.
 이것은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것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이며 참과 진리의 편에 서기로 작정한 사람들에 대한 권면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가 세운 대통령의 책임전가, 의무불이행, 나태와 태만, 과도한 권력누수 등으로 정치, 경제, 사회 어느 한 부분이 원활하게 긍정적으로 돌아가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전직 어설픈 경제학자로서의 안목으로도 자칫, 우리나라의 내부동력 조차 꺼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저어기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늘, 작금의 시국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현실에 대한 분명하고도 냉정한 진의파악과 신앙인으로서의 확실한 결단을 촉구하며 자칫 잘못해석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로마서 13장 1-7절의 말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어떤 말이나 글에서 오는 메시지를 해석할 때, 단순히 그 말만 가지고 해석하려고 한다면 오해할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때로는 같은 말이라도 억양이나, 추임새 등에 의해 그 말뜻이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음은 우리 모두가 다 공감하는 것일 겁니다. 그러므로 그 말을 한 배경을 살펴보고 그 말의 의도를 잘 생각해 보아야 진정한 의미와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성경을 해석하는데도 이런 노력들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이 로마서 13장 1-7절까지의 말씀은 전 세계적으로 교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교회를 자리보존하게 만들었던 말씀이며 이는 한국교회에도 마찬가지 영향을 끼쳤던 말씀입니다.

[1]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2]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3] 다스리는 자들은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되나니 네가 권세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려느냐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그에게 칭찬을 받으리라 [4]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 [5] 그러므로 복종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진노 때문에 할 것이 아니라 양심을 따라 할 것이라 [6] 너희가 조세를 바치는 것도 이로 말미암음이라 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느니라 [7]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 (롬 13:1-7, 개정)
 
   그런데 이 말씀을 해석함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많은 세계의 교회와 한국교회가 의식 무의식적으로 이 말씀을 오해함으로 아주 큰 오류를 범했고, 자기 합리화와 변명의 도구로 이 말씀을 사용하여왔습니다.
    
   13장 1절 초두에서 말하듯이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라는 말씀을 단순히 해석해서 모든 권세 즉 나라의 공권력이나 정권을 잡은 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그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교회들은 독재정권 때에도 이 말씀에 근거해서 (또는 방패삼아) 국민탄압에 대해 입 다물었으며, 정치에 대해서 조용했고, 또 불의에 저항하지 않는 자신을 변호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불의한 정권과 부당한 권력이라도 이에 복종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말씀은 아닙니다. 성경에 분명히 모든 권세에 복종하라고 말씀하셨고, 권세를 잡은 자가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서 칼을 가졌다는 표현이 있지만, 이 말씀이 결코 독재정권이라고 할지라도 그 권위를 인정하고 그들이 악을 행할지라도 그들을 따라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말씀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의도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바울이 이 로마서를 쓸 때 유대인들은 로마의 속국으로 있었고 많은 유대인들이 이 로마로부터 해방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문제가 되었던 것은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구원을 영적인 구원이 아니라 로마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정치적인 구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로마정부가 기독교를 이런 이유로 경계하는 측면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럴 때 바울은 불필요하게 기독교가 정치적인 문제에 빠져들거나 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때 일부 기독교인들은 '이제 나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로마의 법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에 대해서 경계를 할 필요를 느끼고 이 말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가 비록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나라의 통치가 필요하고 우리가 그 세상의 국가 권력과 체계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본문의 의도는 모든 세상의 질서와 권세를 무시하려는 자들에 대해서 국가와 사회의 체계와 권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 말씀은 모든 권력과 체계를 부인하려는 자들에게 그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 위한 것이지 불의한 권력에 복종해야 할지 저항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에게 주는 말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도와 배경을 살피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어떤 유명한 사람이 "학교 교육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했을 때, 이 말을 한 사람은 학교 공교육보다는 가정교육과 틀에 매이지 않는 다양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한 말인데, 이 말을 공부하기 싫은 학생이 자신에게 적용을 해서 나는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는 근거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 말의 본뜻을 왜곡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마치 이와 같이 한국교회에서 이 말씀을 왜곡해서 해석했다는 것입니다. 이 왜곡된 성경해석과 함께 한국의 보수 교단들과 교인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아주 잘못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독재정권들에서 수많은 악과 분명한 불의가 저질러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침묵하고 때로는 동조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치 악한 권력에 굴복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인 냥, 철저한 굴복으로 일관된 행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코 이 로마서 13장 말씀이 한국교회의 그 불의한 정권과 악에 대한 굴복을 변호하거나 지지하지 않습니다. 바로 앞장(로마서12장)에서도 말했듯이 성경의 일관된 가르침은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것이지 악에 굴복하라는 말씀은 결코 없습니다.
 
한편으로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이런 말씀의 혼돈 속에서 세속의 정치와 거리를 두고 관여를 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마치 교회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는 것이 더 순수하고 좋은 신앙인 것처럼 여겨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본문을 깊이 생각한다면 이런 모습은 아주 크게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성경은 위에 있는 권세에 굴복하라고 말씀하면서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말씀합니다. 즉 하나님께서 권세 즉,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집권하는 정권을 세우셨다는 것입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정치나 사회는 관심 없고 우리의 영적인 신앙만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정치 또는 정권에 관심이 있으시고 이 정권을 세우셔서 하나님의 뜻들을 행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하나님의 일에 관심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 본문에 나타나는 하나님께서 정권에 권세를 주시고 권세 있는 자들을 하나님의 사자로 사용하신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권세를 주장하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정권 또는 국가권력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권세를 주관하시고 권력자들을 세우셔서 하나님의 일군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이 말씀은 기독교는 세상의 사회와 국가제도와 관계없이 영적인 부분들에만 국한된 종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리의 신앙이 국가나 사회와 별로 연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나 사회에서 종교의 자유만 침해하지 않는다면 국가나 사회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신앙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 권세와 권세자들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시는데 하나님의 사람들이 그것과 무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로마서 13장을 읽으면서 지극히 수동적인 입장으로 불의한 정권이라도 그 권세에 굴복해야 한다는 식의 국가관을 가질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국가와 권력을 사용하신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국가와 권력이 올바로 서게 해서 온전한 하나님 나라를 이루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서 노력해 나갈 때 이 국가 권력 또는 제도들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따라서 고아와 과부를 돌아보고 이방인(외국인 노동자)들 돌보는 일을 하려고 할 때, 또는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국가와 제도를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치나 국가제도와 관계없이 고아문제나 여성문제 또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들은 그 문제들에 대해서 진지한 접근이 될 수 없습니다. 또 건강보험의 힘을 빌리지 않고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자들을 진지하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마약과 도박을 근절하는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서 국가권력과 법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하면서 국가와 제도를 외면한 채 일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과 무관하게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 이 제도, 이 사회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권력과 국가를 주관하시고 그것들도 하나님의 것이고 하나님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고 하나님의 도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국가 통치나 정치에 대해서 생각할 때, 지극히 수동적인 입장에서 그들의 통치를 외면하고 참다가 지극히 악하거나 신앙을 핍박할 때 비로소 저항해야 한다는 식의 태도는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정치나 국가제도에 대해서 그렇게 소극적이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적극적으로 사회와 국가 체제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고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모습들이 실현되게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반적인 성경 말씀이나 예수님의 행적을 살펴볼 때, 불의한 국가권력에 대해서 저항하고 투쟁하는 것이 강조되거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믿는 사람이 사회구원이나 복지제도를 온전케 하는 것이 우리 사역의 전부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삶이나 해야 할 일이 국가나 제도들과 무관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과 또 국가와 제도 역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보수적인 신앙인들은 사회제도나 국가의 변혁보다는 개인의 영혼을 변화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올바른 생각이고 예수님의 보여 주신 모범이고 일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무리 제도가 바뀌고 온전한 국가형태가 되어도 사람이 변화되지 않으면 온전히 성숙한 나라가 될 수 없고, 개인의 영혼 구원이 없이 다른 것으로 하나님 나라를 맛볼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복음을 전해서 믿음을 가지게 하고, 한 사람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 할지라도 그 일이 국가권력이나 사회제도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개인 구원문제가 국가 사회와 무관하거나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서로 연관되어 있고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것이 하나는 하나님의 영역이고 하나는 세상의 영역인 것이 아니라 둘 다 하나님의 지배하에 있고 하나님의 관심과 뜻이 실현되어야 할 영역인 것입니다.
 
정리하면, 로마서 13장 1-7절 본문의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국가의 충실한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을 말합니다. 그 근거로 이 국가와 권력을 하나님께서 주시고 하나님의 통치 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악한 권력이라도 하나님이 주신 권위이기 때문에 굴복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믿는 사람이 세상과 별개로 살아가고 따로 떨어져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우리가 세상 속에서 또 국가와 사회 제도와 권력들 속에서 살아가고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그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온전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 개인을 돌보고, 그 영혼을 위해서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 복음대로 살게 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한 사역인데 그 사역을 우리가 세상의 국가나 사회 밖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사회 안에서 해야하는 사역임을 우리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역이고 우리 사역의 대상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웃을 사랑하는 국가권세나 사회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국가와 사회 속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정의로운 아이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더 좋은 국가, 더 좋은 통치가 이 땅에 실현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깊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실행하는 신앙인이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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